악마의 시: ‘은둔 작가’ 살만 루슈디는 누구인가[ issue:Tracker]

2022. 8. 15. 08:37[§ Issue:Trac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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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둔 작가 , 악마의 시 - 살만 류수디에 대해서 알아본다.

출처 BBC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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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케임브리지 킹스칼리지 예배당 앞에서 촬영한 살만 루슈디

50여 년 동안 소설가로 활동해온 살만 루슈디(75) 경에게는 살해 위협이 늘 따라다녔다. 그가 집필한 작품 내용 때문이다.

루슈디는 영국에서 가장 유명하고 성공적인 소설가 중 한 명으로 손꼽힌다. 1981년에는 두 번째 소설 '한밤의 아이들'로 권위 있는 문학상인 부커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1988년 출간한 네 번째 소설 '악마의 시'는 가장 문제적인 작품으로 손꼽히며 전 세계적으로 전례 없는 수준의 논란을 일으켰다.

이슬람 세계에서 이슬람교도들은 이 책이 출간된 사실에 분노하며 예언자 무함마드에 대한 묘사가 그들의 신념을 심각하게 모욕했다고 주장했다. 루슈디는 살해 위협에 못 이겨 은신했고, 영국 정부는 그에게 경찰 보호를 제공했다.

이란은 반발하며 영국과 국교를 단절했고 1989년 당시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는 파트와(종교 칙령)을 통해 루슈디에 사실상 사형 선고를 내렸다.

하지만 서구권 작가들과 지식인들은 이 책에 대한 폭력적 반응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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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출간된 '악마의 시'는 전례 없는 수준의 국제적 논란을 야기했다

살만 루슈디는 봄베이(현재 뭄바이)에서 태어났다. 인도가 영국으로부터 독립하기 두 달 전이었다.

루슈디는 14살 때 영국으로 건너가 럭비라는 도시에 있는 학교에 다녔다. 이후 명문 킹스칼리지에서 역사학 전공으로 우등 졸업했다.

그는 영국 시민권을 취득했으며, 이슬람 신앙과 차차 멀어졌다. 그는 소설을 집필하면서 배우와 광고 카피라이터로도 짧은 기간 일했다.

그의 첫 소설 '그리머스'는 큰 성공을 거두진 못했지만, 일부 비평가들은 그가 엄청난 가능성을 가진 작가라고 평가했다.

루슈디는 두 번째 소설 '한밤중의 아이들'을 5년 동안 집필했다. 이 소설은 1981년 부커상을 수상했으며 찬사 속에 50만 부가 팔렸다.

'한밤중의 아이들'은 인도에 관한 이야기를, '부끄러움'(1983)은 파키스탄에 관한 이야기를 간접적으로 담아냈다. 4년 후에는 니카라과 여행기를 담은 '표범의 미소'를 집필했다.

1988년 9월에는 그의 목숨을 위협할 문제작 '악마의 시'가 출간됐다. 초현실주의적이고 포스트모던한 이 소설은 신성모독적 내용을 담았다는 이유로 일부 이슬람교도들의 분노를 샀다.

인도는 이 책을 금지한 첫 국가였다. 파키스탄과 남아프리카 지역 이슬람 국가들도 뒤를 이었다.

이 소설은 여러 방면에서 찬사를 받았으며 휘트브레드 소설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비난 여론은 거세졌고, 두 달 후 거리 시위가 여러 차례 일어나면서 이러한 여론에 힘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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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2월 프랑스 파리에서 '악마의 시'에 반대하는 시위가 일어났다

일부 이슬람교도들은 이 책이 이슬람을 모욕했다고 여겼다. 그들은 이 소설이 여러 면에서 문제가 있다고 여겼는데, 그중에서도 매춘부로 등장하는 인물 두 명의 이름이 예언자 무함마드의 부인과 같다는 점에 분노했다.

이 책의 제목인 '악마의 시'는 예언자 무함마드가 악마로부터 영향을 받았다는 이유로 쿠란에서 제거한 것으로 알려진 두 개 구절을 뜻한다.

1989년 1월 영국 브래드퍼드에 거주하는 이슬람교도들은 책을 불태우는 의식을 거행했으며 서점 체인 WH스미스는 이 지역에서 책을 진열하지 않기로 했다. 루슈디는 신성모독 혐의를 부인했다.

루슈디의 고향인 뭄바이에서는 이슬람교도의 격렬한 시위 도중 12명이 살해됐으며 테헤란에 위치한 영국 대사관은 업무가 완전히 마비됐다. 작가의 목에는 300만달러(약 39억원) 현상금이 걸렸다.

영국에서는 이슬람 지도자 중 일부는 자제할 것을 요구했지만 일부는 아야톨라가 내린 파트와를 지지했다. 미국과 프랑스를 비롯한 서방 국가들은 살해 위협을 규탄했다.

루슈디는 경찰 보호를 받으며 아내와 함께 숨어지내면서 이슬람교도들에게 가한 고통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했지만, 아야톨라는 작가의 죽음을 다시 한번 촉구했다.

'악마의 시'를 출판한 바이킹펭귄 런던 사무소 앞에는 시위대가 몰려들었고 뉴욕 사무소 직원들은 살해 협박을 받았다.

하지만 이 책은 대서양을 가로질러 베스트셀러로 등극했다. 유럽연합(EU) 국가들은 극단적인 무슬림 반응에 반대하는 시위를 지지했으며 테헤란에서 대사들을 일시적으로 불러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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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1월 인도 뭄바이에서 이슬람교도가 루슈디 가면을 쓰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작가 본인만 살해 위협을 받은 것이 아니다. '악마의 시'를 일본어로 옮긴 번역가는 1991년 7월 도쿄 북동부에 위치한 한 대학에서 살해된 채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번역가 히토시 이가라시는 츠쿠바 대학에서 비교 문화학 조교수로 일했으며, 칼에 여러 번 찔린 채 그의 사무실 밖 복도에서 발견됐다. 범인은 끝내 찾지 못했다.

앞서 같은 달에 이탈리아 번역가인 에토레 카프리올로도 밀라노 자택에서 칼에 찔렸지만 살아남았다.

또 이 책을 노르웨이어로 번역한 윌리엄 니가드도 1993년 오슬로에서 집 밖에 나왔다가 총에 맞았으나 목숨은 건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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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슈디는 '악마의 시'에 대한 반발이 거세지자 경찰의 보호를 받으며 은신했다

다작 작가인 루슈디는 이후 어린이 소설 '하룬과 이야기 바다'(1990), '상상의 고국'(1991), 그리고 '이스트, 웨스트'(1994), '무어의 마지막 한숨'(1995), '그녀 발아래 땅'(1999), '분노'(2001) 등의 소설을 발표했다.

그는 '한밤중의 아이들'을 무대극으로 각색하는 작업에 참여했다. 이 작품은 2003년 영국 런던에서 초연했다.

지난 20여 년간 그는 '광대 샬리마르', '피렌체의 여마법사', '2년 8개월 28일 밤', '골든 하우스', '키호테' 등을 출간했다.

루슈디는 4번 결혼했으며 슬하에 자식 둘을 뒀다. 현재 그는 미국에 살고 있으며 2007년 문학계에서의 공로를 인정받아 기사 작위를 받았다.

2012년에는 '악마의 시' 논란에 관한 회고록을 출간했다.

1998년부터 이란 정부는 루슈디에 대한 사형 선고를 공식 지지하지 않았다. 최근 루슈디는 비교적 자유롭게 활동 중이었다.

하지만 그에 대한 위협은 늘 표면 아래에 도사리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란의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한때 루슈디에 내려진 파트와에 대해 "목표물을 맞힐 때까지 쉬지 않는 총알처럼 발사됐다"고 말했다.

 

이슬람에 대한 반기, 이를 통한 실제적인 위협 과연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디 까지를 종교의 영역에서 용인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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