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7. 7. 23:48ㆍ[§ Issue:Tracker]/¶Politics 정치
미국 1973년 판결 이후 보장된 낙태권 판결 뒤집혔다.
미국 대법원이 낙태를 합법화한 이른바 ‘로 대(對) 웨이드’ 판결을 50여년 만에 뒤집었다.
24일(현지 시각) CNN방송 등에 따르면 미국 연방 대법원은 이날 임신 6개월이 되기 전까지는 자유롭게 낙태할 수 있도록 한 1973년 로 대 웨이드 판결의 폐기를 결정했다.
로 대 웨이드 판결은 성폭행을 이유로 낙태를 요구했던 여성의 가명 ‘로’와 텍사스주 정부를 대표했던 검사 ‘웨이드’의 이름에서 따왔다.
당시 9명의 대법관 중 7명이 낙태 처벌은 미 수정헌법 14조의 ‘적법절차 조항에 의한 사생활의 헌법적 권리’에 대한 침해로 위헌이라고 봤다.
이번엔 9명 대법관 중 5명이 낙태는 권리가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미국은 약 반세기 만에 낙태가 불법으로 공식 규정됐다.
이제 낙태권 존폐 결정은 미국 주 정부 및 의회의 권한으로 넘어가게 됐다. 미국은 각 주 정부가 개별법을 갖고 있지만, 대법원의 판단으로 위헌 여부를 따진다.
보수 성향 지역에서 여성의 낙태권을 제한하는 입법을 제안할 때마다 번번이 로 대 웨이드 판례에 가로막히기도 했다.
미국 언론들은 전체 50개 주 중 절반 이상의 주가 낙태를 금지하거나 극도로 제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보수 성향이 강한 주는 이미 낙태를 극도로 규제해 왔다.
한편 미국 대법원은 전날 뉴욕 공공장소에서 개인이 권총을 휴대할 수 있는 권리를 인정하는 판결도 내렸다.
‘총기 소유를 허가받더라도 집 밖에서 권총을 소지할 수 없고, 공공장소 휴대 시 사전 면허를 받아야 한다’는 뉴욕주법이 위헌이라고 판결했다.
뉴욕주는 시내 총기난사 사건 등을 막기 위해 1913년부터 면허 없는 총기 휴대를 중범죄로 규정해왔다.
그러나 전미총기협회(NRA) 뉴욕지부가 지난해 “자기방어를 위해 항상 총기를 휴대할 수 있다는 수정헌법 2조에 어긋난다”며 대법원에 낸 위헌 소송이 받아들여졌다.
'로 대 웨이드' 판례가 뒤집혔다.
그렇다고 해서 당장 미 전역에서 낙태가 불법으로 규정되진 않을 것이다.
대신 여성들의 낙태 접근권의 정도는 각 주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50개 주 중 약 절반이 몇 주 안에, 많은 주가 즉시 낙태를 금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 외 주에서는 해당 주에 사는 여성뿐만 아니라 낙태가 금지된 주에 거주하는 여성들에게도 낙태 접근권을 계속 보장할 것이다.
낙태를 금지할 주는?
이른바 "방아쇠 법"이 준비된 주는 13개로, 대법원이 '로 대 웨이드' 판례를 뒤집을 경우 이들 주에서는 즉각적으로 낙태가 금지된다.
아칸소, 아이다호, 켄터키, 루이지애나, 미시시피, 미주리, 노스다코타, 사우스다코타, 테네시, 유타, 텍사스, 오클라호마, 와이오밍 등이 해당한다.
여성의 선택권을 외치는 인권단체 '굿마커 재단'은 이외에도 약 12개 주에서 신속히 혹은 심각한 수준으로 여성의 낙태 접근권을 제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임신 가능 연령의 여성 3600만 명이 낙태를 금지한 주에 살게 되는 것이라고 추정했다.
재단은 저소득층 여성과 소수 인종계 여성들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측했다.
낙태권을 불법화하려는 주는 대부분 미 남서부 지역의 주들이다. 이들 주에서 낙태가 불법으로 규정되면, 일부 여성들은 임신 중단을 위해 낙태가 허용된 다른 주로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할 수도 있다.
논란의 배경
대법원은 낙태 가능 기준을 임신 15주로 좁히며 '로 대 웨이드' 판결에 이의를 제기한 미시시피주 법률의 위헌 여부를 작년부터 심리하고 있다.
미국의 연방대법관은 총 9명으로 종신 재임이 가능하다.
그러다 공석이 나오면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이 재임 중 임명한 대법관이 3명이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로 대 웨이드' 판례에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며 낙태 접근권을 제한하려는 보수 정치권 쪽으로 기운 모습이다.
실제로 트럼프가 임명한 대법관 3명 모두 '판례 번복'에 투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공화당이 득세한 많은 주에서는 최근 몇 년간 낙태 접근권을 더욱 제한하는 법을 제정하기 위해 열을 올려왔다.
관련 토픽
대법원 낙태 판결 반대 시위
연방대법원이 수십년간 낙태권을 허용했던 ‘로 대 웨이드’를 뒤집는 판결을 내린 후, 전국에서 항의시위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6일 LA시청 계단에서 시위를 벌이던 시위대가 경찰관들에게 체포됐다. 시위대는 시청 서쪽 계단에서 시위를 벌이던 도중 혈액을 상징하는 빨간 페인트를 뿌렸다. 경찰관들은 공공기물 파손혐의로 시위대를 체포 연행했다. 시위대가 리틀 도쿄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출처 : CNN, BBC, Chosun, Joongang.
과연 인간의 권리와 법과 윤리와 완력의 경계에서 우리의 선택은 무엇이 맞는걸까 생각해보는 issue:track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