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7. 8. 00:53ㆍ[§ Issue:Tracker]
공룡은 어떻게 교미했을까 궁금한 적 있으실까요?
사진 출처,ALAMY
공룡의 교미는 오랫동안 과학자들이 답을 찾지 못한 문제다. 그런데 최근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왔다. 공룡이 가진 독특한 특징에서 답을 찾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곳에 오늘의 주인공 프시타코사우루스도 있었다. "앵무새부리 도마뱀"이라 불리는 귀엽고 작은 이 공룡은 오늘날 아시아에 해당하는 지역에서 약 1억3300만 년부터 1억2000만 년 전 사이에 서식했다. 내 앞에 있던 표본은 선명한 줄무늬와 깃털로 유명한 표본. 하지만 둔부가 남아있다는 점 때문에 더 주목받았다. (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이 글 중반에서 확인할 수 있다.)
나는 우리의 대화로 돌아갔다. 빈터는 중국 랴오닝성의 이시안 지층에서 나온 티라노사우루스 한 쌍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는 이들이 '교미중이었을까?'를 궁금해하고 있었다.
난감한 문제
현대 과학 기술을 통해 과학자들은 공룡 관련 정보를 빠르게 누적하고 있다. 그 중 상당수는 수십 년 전에는 상상할 수도 없던 것들이다.
예를 들어, 분자 연구를 통해 과학자들은 7600만 년 전 수각류의 적혈구와 콜라겐을 찾아냈다. 이를 통해 트리케라톱스와 스테고사우루스가 냉혈성이었고, 초식공룡 노도사우루스가 연한 적갈색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또한 등에 난 커다란 돛으로 유명한 스피노사우루스가 15cm에 달하는 이빨과 강한 턱으로 깊은 물 속에서 사냥을 했고, 이구아노돈은 놀라울 정도로 지능이 높았으며, 익룡류는 걸어다니면서 먹이를 찾기도 했다는 증거도 발견됐다.
그럼에도 공룡의 짝짓기에 대해선 알려진 게 없다. 오늘날까지 과학자들은 공룡의 구애나 생식기는 물론, 공룡 수컷과 암컷도 정확하게 구별하지 못한다. 공룡 생물학을 풀려면 이에 대한 기본 지식이 필요하지만 지금 확실한 건 오직 한 가지다. 공룡도 짝짓기를 했을 것이라는 점이다.
사진 출처,WIKIMEDIA COMMONS/ GHEDOGHEDO
프시타코사우루스의 다리 화석에 남은 표식은 이 공룡이 울창한 숲이 우거진 곳에서 살았음을 보여준다
빈터는 티라노사우루스 화석 해석의 단서를 독일 메셀 피트 화석 발견지에서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메셀 피트에선 여우 크기의 말, 거대 개미, 뱀 뱃속에 도마뱀이 있고 도마뱀 뱃속에 벌레가 있는 화석 등이 발견됐다. 비교적 보존 상태가 좋은 것들이다. 이곳에선 민물 거북 화석도 나왔는데, 그중 9쌍 정도가 교미중에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 꼬리가 맞닿아 있거나 화석화된 자세가 증거다. 바로 이 점이 빈터의 이론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메셀 피트는 선사 시대가 안치된 무덤이다. 5700만 년에서 3600만 년 사이의 에오세로 거슬러가면, 이곳은 울창한 아열대 우림 속 분화구였을 것이다. 누구도 이곳에서 어떻게 동식물 매몰이 일어났는지는 알지 못한다. 한 가지 가설은 이 분화구가 주기적으로 이산화탄소 구름을 방출했다는 것. 가련한 거북이들은 그런 사태를 만나 바닥으로 떨어졌고, 그들의 욕정이 수천 년간 진흙속에 갇혔다는 것이다.
그런데 화석이 된 거북이의 자세가 특이했다. 보통 거북이는 한 마리가 다른 한 마리 위에 올라가는 식으로 교미를 하는데, 이 거북이들은 서로 마주보고 있었다.
나의 당혹감을 알아챈 빈터는 거북이가 죽은 후 생식기가 붙은 채로 표류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컷의 생식기를 통해 연결되어 있었던 것이다.
이 점을 티라노사우루스 화석에 적용하면, 유사점이 보인다. 빈터는 "이 공룡들은 서로를 향해 꼬리를 겹치고 있다"고 말했다. "나는 그들이 교미 중에 화석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다른 사례는 없다. 빈터도 자신의 이론이 추측에 기반한 것이고 아직 공표되지 않은 가설임을 인정했다. 하지만 동물이 서로를 끌어안은 채 화석이 된 것이라면, 지금까지 발견되지 않은 어떤 신체 기관에 대한 단서가 생긴다. 그렇다. 어쩌면 T.렉스를 포함해 티라노사우루스 수컷에게 음경이 있었을지도 모르는 것이다.
호수 바닥의 둔부
공룡의 교미와 관련해 좀 더 분명한 사례가 있다.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은 프시타코사우루스 화석이다.
사진 출처,ALAMY
몸집이 큰 이 공룡이 어떤 자세로 교미를 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한 마리가 다른 한 마리 위에 올라가는 자세였을 것이라고 추정하는 이들도 있지만, 어떻게 그 무게를 견뎠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빈터는 자신의 소장품을 내게 보여주며, 소설 같은 이야기를 들려줬다.
초기 백악기 중국 북동부에 있었던 제홀 생물군. 온화한 이곳의 어느 화창한 날, 작은 프시타코사우루스가 물을 마시러 호수로 갔다. 이 공룡은 거의 다 큰 터라, 몸길이는 약 91cm에 불과했다.
프시타코사우루스는 두 발만 사용해 천천히 물가로 다가갔다. (이 공룡은 어렸을 때만 네 발로 걷는다.) 그런데 갑자기 비극이 일어났다. 앵무새 부리 같은 입으로 물을 마시려 몸을 숙이다가, 미끄러져 익사한 것. 그렇게 호수 바닥에 가라앉은 공룡은 둔부를 드러낸 채 숨을 거뒀고, 그 둔부는 미래 인류에게 생식기 연구를 위한 단초가 됐다.
빈터는 이렇게 남은 둔부에서 꼬리 바로 아래쪽 어둡고 둥근 피부 조각을 가리켰다. 바로 이곳이 초기 백악기 이어진 험난한 시간을 견디며 보존된 공룡 생식기라는 주장이다.
사실 빈터의 사무실에 있는 프시타코사우루스는 실제 화석이 아니다. 실 크기로 만든 모형이다. 하지만 화석에서 발견된 줄무니까지 최대한 정확하고 정교하게 반영했다.
그렇다면 이 공룡의 후구(몸의 뒷부분)는 우리에게 무엇을 알려주는가?
우선, 공룡의 친척인 조류와 악어처럼 공룡도 배설강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이다. 배설강은 포유류를 제외한 모든 육상 척추 동물에서 쉽게 볼 수 있다. 배설과 소변, 교미 및 출산이 이뤄지는 하나의 구멍이 배설강이다. 지금까지 공룡이 해부학적으로 진화론적 사촌들과 동일하다는 점이 확인된 사례는 없었다.
빈터는 "여기(그는 프시타코사우루스 꼬리 아래 배설강을 향해 가리켰다)를 보면, 많은 색소가 보인다"고 했다. 그는 이게 멜라닌이며, 이 표본이 매우 특별하게 보존된 덕에 남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 출처,ZARIA GORVETT
프시타코사우루스는 구애 행위에 항문을 사용했을 수도 있다
우리는 보통 멜라닌을 피부에 어두운 색을 주는 화합물로 생각한다. 하지만 오징어 먹물의 색소부터 인류의 안구 뒤쪽까지 자연 세계에서 멜라닌은 굉장히 다양한 역할을 한다. 또한 강한 항균제로 양서류와 파충류 체내 간에서도 많이 발견된다.
빈터는 "곤충은 감염으로부터 보호하는 면역 체계로 멜라닌을 사용한다"며 "바늘로 나방에 구멍을 뚫으면(권장하지 않는다), 뚫은 부위에서 멜라닌이 분비된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인간을 포함한 많은 동물의 생식기 주위에는 멜라닌 농도가 높다. 그래서 해당 부위가 어두운 색을 띈다. 공룡도 마찬가지다. 물론 내 옆을 살금살금 지나려다 굳어버린 듯한 화석을 보면서 생식기를 떠올리는 일은 괴상하게 들릴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내가 느낀 불편함은 빙산의 일각이었다. 빈터는 프시타코사우루스 둔부의 또 다른 특징에 대한 설명을 열정적으로 이어갔다.
빈터는 손가락으로 V자를 만들며 "이제 우리는 배설강의 형태를 재구성할 수 있는데, 그것은 입술과 같은 형태"라고 말했다. "표면에는 색소가 있죠. 흥미로운 점은 미생물 감염을 막기 위한 것이라면 개구부 주변에 색소가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점이죠. 색소가 표면에 있다는 점은 자신을 부각시키기 위한 색소라는 뜻입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놀라운 일이다. 조류 공룡의 후손인 현대 조류를 보면, 개코원숭이처럼 둔부를 사용해 구애 행위를 하는 일은 극히 드물다. 빈터는 "조류는 매우 많은 시각적 신호를 사용한다"며, 가시광선 외에 자외선 영역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조류는) 깃털로 덮여 있어서 배설강을 보여주는 게 의미가 없죠." 마찬가지로 악어도 냄새에 더 의존한다.
사진 출처,GETTY IMAGES
일부 전문가들은 스피노사우루스가 수영 용도로 돛을 사용했다고 추정하지만, 이 돛은 구애용이었을 수도 있다
빈터는 조류와 마찬가지로 공룡도 색에 대한 뛰어난 감각을 가졌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그는 깃털이 적은 공룡은 이것이 기회가 되었을 것이라며 "구애에 배설강을 사용하지 않았을까?"라고 물었다.
하지만 문제의 프시타코사우루스가 수컷인지 암컷인지, 성기가 어떤 모양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때문에 짝짓기 방식을 두 가지로 추정된다. 하나는 조류가 많이 그러하듯, 두 공룡이 배설강을 마주대고 수컷이 암컷에게 정액을 직접 배출하는 이른 바 "배설강 입맞춤"이다. 다른 하나는 수컷이 음경을 사용하는 보다 친숙한 방식(악어가 이런 방식을 사용한다)이다.
물론 더 이상의 증거와 또 다른 공룡 배설강 화석이 없는 터라, 결론은 나지 않았다.
공룡 생식기에 대한 이야기는 이만하면 됐다. 그럼 번식과 관련된 다른 요소들은 어땠을까? 싸움 또는 정교한 춤 같은 구애가 있었을까? 수컷과 암컷의 외형이 달랐을까? 그리고 상대방에게 호감을 얻을 수 있는 특징이 있었을까?
성적 매력포인트, 돛
오래 전 멸종된 동물의 짝짓기를 해독하는 일은 그들의 배설강을 찾는 것만큼 불가능해 보인다. 하지만 퀸메리 런던대학의 진화생태학자인 롭 크넬은 화석에서 단서를 찾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
크넬은 "공룡의 특징은 이상한 기관이 많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 기관이 공룡의 카리스마를 구성하는 요소중 하나죠. 스테고사우루스의 골판, 스피노사우루스의 큰 돛, 트리케라톱스의 목부위 프릴과 뿔, 그리고 다른 모든 케라톱시안... 하드로사우루스가 가지고 있었던 큰 코뼈 ... 이것들은 모두 이성에게 매력을 발산할 때 사용됐을 수 있는 후보들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하드로사우루스가 물에서 생활했고 코뼈가 스노클 또는 공기 보관소였다는 등 이들 기관에 대해 수세기 동안 논쟁을 해왔다. 너무 이상하게 생긴 기관은 개연성 있는 설명을 찾는 게 힘들기도 했다. 예를 들어 T.렉스는 1900년에 처음 발견됐는데, 팔 뼈가 너무 작았다. 도저히 T.렉스의 것으로 보이지 않아서, 처음에는 그게 다른 동물의 뼈라고 추정됐다.
사진 출처,WIKIMEDIA COMMONS/ ケラトプスユウタ
세계에서 가장 잘 보존된 노도사우루스 화석에는 멜라닌 생성 세포가 남아있다
크넬은 옛날 고생물학자들은 이 기관들을 구애의 수단으로 해석하지 않았다고 했다. 증명할 방법 없이 추측하는 것은 비과학적인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런던 자연사박물관의 고생물학 선임 연구원인 수산나 메이드먼트도 "스테고사우루스의 등쪽 골판이나 하드로사우루스 머리에 있는 관모양 뼈는 무슨 역할을 했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크넬은 2012년부터 이 주제를 연구해왔다. 특히 오늘날 살아있는 동물의 구애 수단과 유사해 보이는 것들에 관심을 기울였다. 트리케라톱스와 프시타코사우루스의 뿔, 딜로포사우루스의 볏, 딜로포도쿠스의 긴 목, 조류의 조상들이 가졌던 깃털 등이다.
잘 발달된 이 기관들이 무엇에 사용되었는지를 확인할 확실한 방법은 없다. 하지만 크넬은 해외 학자들과 함께 현재 살아있는 동물에서 힌트를 찾고 있다.
그중 하나가 수컷과 암컷이 다른 모양을 갖는 성적 이형성이다. 이 다른 부분(수사슴의 뿔 등)을 수컷은 직접 암컷(수컷 공작새의 화려한 깃털 같은)을 끌어들이거나 짝짓기를 위해 경쟁할 때 사용한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과학자들이 아직 공룡 수컷과 암컷을 구별할 수 없다. 따라서 성적 이형성은 공룡을 이해할 때는 유용하지 않다. 모양이 약간 다른 화석을 보면서도, 이것이 같은 종이지만 성별이 다른 것인지 아니면 아예 다른 종인지를 확인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른 것을 찾아야 한다. 동물은 어떤 특징이 성숙한 성체에게만 나타날 때, 이것이 성과 관련된 경우가 많다. 수컷 사자의 갈기가 한 예다. 하지만 이 역시 까다롭긴 마찬가지다.
1942년에 미국 몬태나에서 새로운 두개골이 발굴됐다. 분명 강력한 포식자의 것이었지만, T.렉스라 보기엔 꽤 작았다. 연구팀은 이를 새로운 종으로 추정했고, 수십년 간의 논쟁 끝에 이것에 나
노티라누스라는 이름이 붙었다. 그리고 이후 몇 가지 사례가 더 발견됐다.
2020년, 다른 연구팀이 연구에 들어갔다. 그들은 나노티라누스로 간주됐던 뼈를 분석해, 이것이 성체가 되지 못하고 죽은 T.렉스라고 결론지었다. 외관상으로 어린 동물들은 성체와 뚜렷하게 구분됐을 것이다. 그리고 선사시대 먹이 사슬 내에서 각자 나름의 틈새 시장이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성장하면서 외형이 크게 달라지는 공룡은 T.렉스만이 아니다.
메이드먼트는 "토로사우루스와 트리케라톱스도 커다란 논쟁거리였다"고 말했다. 크게 봐서 두 공룡은 비슷하게 생겼다. 하지만 토로사우루스는 거대한 두개골과 목 주변에 거대한 구멍이 있는 프릴이 있다. 반면 후자는 훨씬 작고, 구멍이 없는 주름 장식이 있다.
사진 출처,ALAMY
메셀 피트의 화석들은 공룡 멸종 이후 수백만 년 후에 발굴됐지만, 공룡의 짝짓기에 대한 단서가될 수 있다
메이드먼트는 "이들은 백악기 끝 무렵에 북아메리카에서 함께 살았던 공룡들"이라며 "어떤 이들은 토로사우루스가 아주 오래 전의 트리케라톱스라고 생각하고, 어떤 이들은 두 개가 별개의 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사람들은 이들이 모두 별개의 종이라고 주장했지만, 실제로는 트리케라톱스의 유전학적 (발달) 단계일지도 모릅니다. 아무도 동의하지 않았지만요."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구애 방식을 찾기 위한 모색들은 별 소득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다른 방법도 있다. 해당 기관이 (구애가 아니라면) 어떤 다른 일에 유용했을지 모델을 만드는 것이다.
트리케라톱스의 프릴이 예다. 오랫동안 과학자들은 이 거대한 기관에 당혹감을 느꼈다. 그러다 보니 이 기관이 포식자로부터 목을 보호하는 것이다, 온도를 조절하거나 근육을 만들어 뿔을 보다 강력하게 휘두르게 해준다 등의 다양한 설명이 나왔다.
최근에는 자기가 소속된 집단을 식별하는 수단이었을 것이라는 설명도 나왔다. 하지만 크넬과 동료들은 조사 끝에 이 아이디어는 타당하지 않다고 결론을 내렸다. 다른 트리케라톱스 종과 비교해보면, 프릴에 거의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이론이 잠재적으로 힘을 잃자, 프릴은 트리케라톱스가 다른 트리케라톱스에게 구애하거나 다른 수컷과 싸울 때 사용되었다는 추측이 더 힘을 얻게 됐다.
그리고 이와 관련된 몇 가지 증거도 있다. 2009년 연구는 여러 트리케라톱스 개체 두개골에 나타난 부상 패턴을 분석했다. 그 결과 이 부상은 다른 트리케라톱스와의 싸우면서 생긴 것으로 추정됐고, 연구자들은 번식을 위한 경쟁의 흔적일 수 있다고 가능성을 남겨두었다.
그렇다면 다른 공룡의 구애는 어떤 식이었을까? 수컷 T.렉스는 암컷을 유혹하기 위해 작은 팔을 휘둘렀을까? 파키세팔로사우루스가 성적 매력을 발산하기 위한 전투에서 머리를 들이받았을까? 수컷 벨로시랩터들은 정교한 나무둥지를 만들었을까?
사진 출처,GETTY IMAGES
오랫동안 포식자로부터 방어하기 위한 용도로 추측됐던 트리케라톱스의 프릴이 구애용이었을 가능성은 없을까?
크넬은 광범위한 차원에서 그러한 행위가 있었으리라 확신한다. 공룡과 조류가 가진 유사점 및 조류의 고대 조상은 부리가 있고 이빨이 없었다는 점이 그의 근거다.
크넬은 "오늘날 조류를 보면 구애행위가 엄청 다양하다"며 "공룡도 마찬가지였을 것 같다"고 했다. "후손인 조류에게서만 짝짓기를 위한 특이한 행동이 생겼났다고 볼만한 이유는 없죠. 저는 공룡동 구애 행위가 있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놀랍게도 물리적 증거가 될 만한 것도 있다. 2016년 과학자들은 콜로라도를 발굴하던 중 고대 물웅덩이 같은 암석대에서 움푹 패인 흔적을 발견했다.
연구자들은 조사 끝에 이것이 백악기 무렵 T.렉스 같은 포식자의 세 갈래 발가락에 긁힌 자국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오늘날 타조의 구애 행위의 공룡 버전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암컷 타조는 까다로워서, 수컷이 암컷을 유혹할 때 구애의 춤을 춰야 한다. 경주를 하거나 날개를 퍼덕거리고 땅을 파는 것이다. 연구자들은 암석에 남은 이 흔적도 1억 년 전 공룡이 구애를 하다 남긴 것일 수 있다는 가설을 세웠다.
하지만 크넬은 공룡 짝짓기와 관련된 구체적인 것은 결코 알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것을 예측하려고 시도한다면, 별 성과가 없을 수도 있어요."
그럼에도 분명 최근 몇 년간 인류는 공룡에 대해 이전에는 상상할 수도 없던 것들을 많이 알게 됐다. 어쩌면 수십 년 안에 우리는 공룡의 구애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될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들이 어떤 생식기를 가졌었는지도.
BBC 본문 발췌.